강철규: 가라앉는 몸

7 July - 3 Sept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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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투는 7 7일부터 9월 3일까지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강철규(Kang Cheol Gyu)의 개인전《가라앉는 몸(Sinking Body)》을 개최한다챕터투 레지던시(Chapter II Residency)에 참여했던 강철규가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과거 자신의 작품에서 부차적 요소로 등장하던 이라는 대상이 더 나아가 인간의 감정과 그를 둘러싼 상황을 포괄적으로 대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그 간의 탐구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강철규는 대상이 되는 특정한 사건을 접하고 이를 해석하는 자신의 인식 체계를 기초로중심이 되는 서사 구조와 그 주변부의 이야기들을 한 화면에 직조하듯 정교하게 배열한다한 화면 당 하나의 사건을 배치하여 연작으로 구성하거나 큰 캔버스를 수직으로 나누어 격자 형태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방식은 그 기법 면에서 소설의 구성 형식과 유사한데이는 등단 소설가이기도 한 작가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다양한 시공간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의 하이어라키(Hierarchy)와 거기서 파생되는 인과 관계 및 갈등은 한 가지 사건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화면에 파노라마식 배열로 보이는 듯한 아뜩함을 선사한다한 이야기의 출발점과 경과그리고 그 결말이 마치 개곡선(Open Curve)으로 연결되어 있는 화풍은동일한 이야기가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매번 다른 서사 구조를 빚어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목이 시사하듯 이번 전시는 신체와 물이 만나는 다양한 행위가 구도주변부의 명암배경 등 작가 특유의 스테이징(Staging)과 결합하여 어떠한 심리적실존적 상황을 투영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젊은 작가의 패기 있는 실험적 성격이 짙다그림 속 인물들은 각기 다른 스케일의 물을 대면하거나 그 속성에 속박되어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모든 인물이 동일하게 나체로 표현됨은 이 인물들이 한정된 특정한 집단이 아닌 현대사회의 구성원 모두임을 나타내는 설정이다. <누드(Nude)>(2022)에서의 물은 다양한 인물들이 그 존립을 의지하는 사회 하부구조를 표상한다면, <환청(Hallucinations)>(2022)에서는 어떤 고통의 원천인 동시에 삶에 있어 피난과 의지의 대상이기도 한 양가적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반면물구나무 선 나체의 남자가 파도치는 바다를 관조하는 듯한 <시르사아사나(Sirsasana)>(2022)는 당면한 대상 앞에서 주저하는 듯한 인간의 군상마치 소설 <곰스크로 가는 기차>에서 묘사되는 신혼부부의 모습이 오버랩된다결국수용성이라는 단어가 자연에 존재하는 화합물로서 물이 가진 광범위한 포용성을 나타낸다면강철규의 신작에 있어 은 우리의 관념 세계 안에서 이 상징하는 그 유연함과 변화무쌍함에 매료된 작가의 모놀로그이기도 하다

 

강철규(b.1990)는 한남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2021),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20), 갤러리가비(2018), 갤러리고트빈(2017)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갤러리바톤(2022), 대전시립미술관 기획전 《상실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2021)과 카라스갤러리(2020), DMA아트센터(2018), 갤러리가비(2017)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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