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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챕터투는 7월 10일부터 8월 14일까지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그룹전 《The Codex of Returns(반복의 기록)》을 개최합니다. 감민경, 박지원, 배윤환, 윤여성, 조호영, 허우중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회화 및 설치 작업을 통해 반복과 수행을 기록하는 각기 다른 예술적 방식을 주목합니다.
 
무릎을 꿇고 계단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흑백 사진으로 유명한 미얼 유켈리스의  “Manifesto for MaintenanceArt(1969)”는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노동과 그것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논한 선언문이다. 작가이자 한 가정의 구성원이기도 했던 유켈리스는, 가정과 사회 전반을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일상적 노동(mainternance)의 유지, 보수, 반복의 중요성이 혁신과 개발 등 새로움의 추구에 밀려 간과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미술관에서의 퍼포먼스를 통해 가사를 포함한 일상적 노동을 예술로 선언한 기념비적 작업은, 노동과 결부된 “수행성”을 현대미술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시키는 등 노동과 예술의 경계를 해체하고 현대미술의 외연을 그만큼 확장시켰다. 
 
챕터투의 <반복의 기록(Codex of returns)>은 관념으로서 동시에 실질적인 행위로서의 노동을 다양한 작품들 올 통해 반추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먼저, 윤여성(O의 겹침, 2022)과 허우중(Lines 8, 2024)의 회화는 “궤적으로 그리는 선(line)”의 중첩을 통해 하나의 일관된 형상을 자아낸다. 반복적인 행위의 집적에 초점이 맞추어진 비내러티브적이자 무지향적 이미지들은 수행의 기록 자체이기도 하다. 사선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끊임없이 구르고 있는 쇠공으로 구성된 조호영 작가의 Stand Still(2020)은, 물리적으로 모터의 동력과 중력이 정확히 상쇄되는 지점이 가지는 상징성에 근거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유켈리스의 일상적 노동의 핵심 요소이기도 한 반복되는 행위의 소모적 특성을 동적으로 시현한다.
 
배윤환(Golden Soup, 2017) 박지원(통제된 풍경 3, 2023) 회화는 실제 노동이 일어나고 현장과 거기에 결부된 다양한 양상을 탐구한다식탁에 둘러앉아 방금 채굴한 황금을 끓인 수프를 취식하는 광부들의 모습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사보타주적 풍자로도 읽힌다신체의  부분이 둔중하게 묘사된 감민경의 회화(나는 그의 은유였다 테르시테스의 , 2021) <통제된 풍경>에서 수화물을 처리하는 공항 설비 옆에 무표정하게  있는 인물의 기계적인 포즈와 이웃하여 오버랩되며생산 수단의 관점에서 도구이자 객체화된 몸의 전락된 위상을 담담하게 은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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